나른한 일요일 오후, 소파에 널브러져 있을 때 갑자기 배 위에서 느껴지는 말랑말랑한 감촉! 맞습니다. 바로 고양이가 귀여운 앞발로 박자에 맞춰 눌렀다 풀었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바로 꾹꾹이 타임입니다. 영어로는 비스킷을 만든다(making biscuits)라고도 하는데요, 고양이의 이런 반죽을 하는듯한 행동은 처음에는 이상하면서도 너무나 귀엽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행동은 고양잇과 동물의 진화과정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합니다. 고양이는 여러가지 이유로,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 꾹꾹이를 합니다.
꾹꾹이를 하는 스타일은 고양이마다 다른데요 두발로 하는 경우도 있고 네발로 하는 경우도 있으며 발톱을 숨기고 하는 고양이도 있고 드러내고 하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꾹꾹이의 정의
동물 행동학 전문가인 캐서린 팬크레츠(Katherine Pankratz)는 "꾹꾹이란 고양이가 발을 이용하여 특정 대상을 반복적으로 밀거나 당기는 일련의 행위"라고 정의합니다. 영어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행위를 '비스킷을 굽는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는 제빵사가 반죽을 하는 행위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집사들은 종종 집에 있는 고양이가 옷이나 이불 등에 꾹꾹이를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왜 고양이는 꾹꾹이를 하는가?
꾹꾹이는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 사이에 오랫동안 자리잡은 진화적 반응입니다. 고양이 전문가인 마이클 델가도(Mikel Delgado)는 "꾹꾹이 혹은 비스킷을 굽는 행동은 아기 고양이가 젖을 먹을 때 어미 고양이에게 하는 행동과 아주 흡사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꾹꾹이를 아기 고양이들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하는 "유아기 행동"이라고 합니다. 어미 고양이의 배를 누름으로써 수유를 촉진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이 행동을 성채가 된 이후에도 베개나 이불 같은 부드러운 물건에 꾹꾹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고양이가 집고양이가 되는 과정에서 중성화 수술을 받게 되는데 이것은 고양이로 하여금 유아기적 생존 방식을 유지하게 한다고 합니다. 중성화 수술로 인해 자신을 성체로 인식하지 못하고 유아기적 정서를 유지하게 된다는 의미인데요, 이 점은 좀 미안하면서도 짠하네요.
캐서린 팬크레츠(Katherine Pankratz)는 성체 고양이가 꾹꾹이를 하는 이유는 어렸을 때 어미에게서 수유를 받을 때 느끼는 편안함과 그것을 연관시켜 역으로 편안할 때 꾹꾹이를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어떤 고양이들은 좀더 단순한 이유로 꾹꾹이를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피곤할 때 팔다리를 스트레칭하는 것처럼, 고양이도 특히 낮잠을 자기 전에 그런 근육들을 스트레칭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또 고양이과 동물들은 그들의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물건에 자신의 냄새를 묻힘으로써 영역을 표시합니다.
영역 동물로서 이 냄새는 다른 동물들과 소통하는 수단이며 그들의 영역에 냄새를 묻힘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고양이가 집사에게 꾹꾹이를 하는 의미는?
만일 여러분의 고양이가 여러분에게 꾹꾹이를 해준다면 그것은 만족의 표시입니다.
2018년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꾹꾹이는 대상에게 페로몬(다른 고양이에게 시그널을 주거나 반응을 촉발시키는 케미컬)을 축적시키는 "소통의 행위"라고 정의합니다.
고양이 전문가인 마이클 델가도(Mikel Delgado)는 꾹꾹이가 동물들의 일반적인 행동이며 "즐거운 경험"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성채 고양이가 편안하고 행복한 상태일 때 혹은 아주 부드럽거나 마음에 드는 이불을 발견했을 때 꾹꾹이를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행동은 고양이가 행복하고 편안함을 느낄 때 나타나는 "안정의 시그널" 같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에게 꾹꾹이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본능적인 행동입니다. 하나도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꾹꾹이는 고양이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델가도는 덧붙입니다.
하지만 많은 고양이들이 성체가 된 후에도 꾹꾹이를 하는 반면, 모든 고양이가 성체가 될때까지 그 행동을 지속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고양이가 꾹꾹이를 별로 하지 않거나 아예 안 한다고 해도 그것도 지극히 정상입니다.
고양이들이 꾹꾹이를 집사의 몸에 하는 것도 일반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그것으로 인해 꾹꾹이를 제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고양이가 집사의 몸에 꾹꾹이를 했을때 소리를 지르거나, 밀치거나,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의 행위는 절대 하지 말라고 말하는데요, 그런 행동은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꾹꾹이도 조심해야 할 때가 있는데요, 바로 발톱을 날카롭게 세워서 할 때입니다.
고양이가 집사에게 꾹꾹이를 할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대부분의 집사들은 고양이들이 꾹꾹이를 할때 너무 귀여운 나머지 자신들의 몸에 할 때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날카로운 발톱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2017년의 어느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양이의 꾹꾹이가 집사에게 세균을 옮긴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여성이 자신의 고양이가 꾹꾹이를 하는 과정에서 발톱 때문에 피부에 상처가 생겼고 이로로 인해 피부 질환이 생겼다고 합니다. 단지 피부의 상처가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의류나 담요의 올을 풀어놓기도 합니다.
다행히도 이런 종류의 문제에 대한 손쉬운 해결책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의 주인들을 위해 아래와 같이 4가지 팁을 제안합니다.
- “주로 언제 어디에서 꾹꾹이를 하는지 알아둘 것”: 예를 들어서 당신의 고양이가 소파에 앉아서 쓰다듬어 줄 때 주로 꾹꾹이를 하는지, 혹은 꾹꾹이를 하는 특정한 물건이 있는지 미리 알아둔다.
- “꾹꾹이로 인한 피해를 미리 예방하기 위한 방책을 마련할 것”:발톱을 정기적으로 손질해 주거나 고양이용 플라스틱 네일 커버를 준비하는 것은 고양이가 꾹꾹이를 할 때 발생되는 피부의 상처나 물건의 손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집사의 몸에 꾹꾹이를 할 경우 보호장비를 마련할 것": 고양이와 집사 사이에 두껍고 부드러운 이불이나 베개를 준비하여 꾹꾹이의 "방어 장막"으로 사용합니다. 혹은 꾹꾹이를 하려 할 때 다른 물건이나 장난감, 혹은 간식으로 주의를 돌리게 합니다.
- “벌보다는 대안을 고려하라”: 몸을 슬쩍 피하거나 꾹꾹이를 할 다른 대용물을 줍니다. 만일 여러분의 무릎 위에서 고양이가 꾹꾹이를 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천천히 일어나서 고양이가 자연스럽게 무릎에서 떨어질 수 있도록 해줍니다.
하지만 꾹꾹이는 대부분 무해한 행동이기 때문에 그대로 계속하도록 해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단, 너무 귀여워서 인간의 심장에 무리가 갈 수는 있습니다.
고양이 전문가인 마이클 델가도(Mikel Delgado)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제 고양이가 꾹꾹이를 할때 만족감을 마음껏 표현하도록 내버려 둡니다. 사랑스럽고 편안한 행동이니까요."
너무 당연한 말이겠죠? 고양이는 정말 사랑스럽고 재미있고 특이한 동물입니다. 이런 고양이를 더욱 사랑해 준다면 집사들에게도 마음의 평화와 힐링이 찾아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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